5,      사 친 장 (事 親 章)

         사친장=부모를 섬기는 글

<부모를 섬기는 방법을 일일이 들어 설명하였고, 또 자신의 생명도 부모에게서 받은 것임을 깨우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자식에의 사랑이 지나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는 점이다.>

                  ▽  고 택

                                   몽룡실 뒤켠에 있다.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여야 함을 모르는 이는 없으면서 정말 효도하는 이가 심히 적은 것은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詩에도
「아버님, 어머님이 날 낳으시고 갖은 고생 다하여 길러 내셨네. 크나큰 이 은덕을 갚으려 해도 그 은혜 하늘 같아 갚을 길 없네.」
라고 노래하지 않았는가? 사람의 아들이 태어날 때 목숨과 혈육이다. 부모의 남긴 바를 받은 것이므로 숨을 쉬고 기와 맥이 서로 통하나니. 이 몸이 내 사사로운 것이 아니요, 부모의 남겨주신 기와 맥이라. 그러므로 시경에
「애처롭다. 그리운 우리 부모님, 날 낳고 갖은 고생 다 하셨네.」
라고 하였으니 부모의 은혜가 어떠하리요, 어찌 감히 제 것이라 하여 부모에게 효도를 극진히 하지 않을까? 사람이 항상 이 마음을 간직하면 스스로 부모에 대한 정성이 생기리라.

부모를 섬기는 사람은 한가지 일, 한가지 행동도 제 마음대로 하지 말고 명령을 받은 후에 행할 것이다. 만일 당연히 할 일을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반드시 상세히 설명을 오래도록 전달하여 허락을 얻은 후에 행할 것이요, 만약 끝내 허락하지 않으시더라도 또한 바로 제 뜻대로 하지 못할 것이니라.

매일 밝기 전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의관하여 부모의 침소에 가서 기색을 낮추고 음성을 부드럽게 하여 덥고 찬 것 안부를 묻고 저녁이면 침소에 가서 잠자리를 보아드리고 따스함과 찬 것을 살피고 하루동안 모시고 받듦에 항상 기쁜 모습으로 유순하고 공경히 응대하고 모든 봉양에 정성을 극진히 하여, 출입할 때는 반드시 절하고 고할 지니라.

지금 사람들이 흔히 부모에게 의뢰하고 자기 힘으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나니 만약 이렇게 세월을 넘기면 마침내 부모를 봉양할 때가 없으리라.

반드시 살림을 맡아서 맛난 음식으로 부모를 봉양한 연후에야 자식의 직분을 닦는 것이다. 만일 부모가 굳게 듣지 않으시면 비록 살림은 맡지 못하더라도 역시 뒤를 보살펴 도와드려서 맛있는 음식을 차리기에 힘을 다할 것이니, 만약 생각마다 부모봉양에 있다 하면 진미도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옛적 왕연이 추운 겨울에 옷도 성한 것을 못입으면서도 맛난 음식으로 부모를 극진히 모신 것을 생각할 때마다 편집 필자는 감탄하여 눈물이 난다.

보통 아버지와 자식간에는 사랑이 공경보다 지나치나니 모름지기 나쁜 습관을 씻어 버리고 극진히 존경하여 부모의 앉고 누우신 곳에는 자식이 감히 앉거나 눕지 못하며, 부모가 손님을 접한 곳에선 자식이 감히 자기 손을 접대하지 못하며, 부모가 말을 타고 내리는 곳에선 자식이 감히 말을 타고 내리지 못할 것이다.

부모가 병환에 계시면 마음에 걱정하고, 기운을 잃어 다른 일을 제쳐놓고 오직 약 지어 써 힘쓰다가 병이 낫거든 평시대로 할 것이다.

매일 잠깐이라도 부모를 잊지 않은 연후에야 효도라 할 수 있으니, 제 몸가짐이 조심스럽지 못하며 나아가 말함에 법도가 없으며 놀기로써 날을 보내는 사람은 다 부모를 잊은 사람이니라.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 부모 섬기기도 오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식된 사람은 정성을 다하고 모든 힘을 다하여도 미치지 못할 것같이 하여야 한다. 옛사람의 詩에

「옛사람은 하루의 부모봉양을 삼공의 부귀와 바꾸지 않는다.」하였으니 이른바 「해를 아낀다」란 것은 이와 같으니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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