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접 인 장(接 人 章)

          접인장=사람을 대하는 글

<사람을 대할 때의 예절과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무릇 사람을 접대하는 데에는 마땅히 화목과 공경에 힘써야 하니, 나의 나이보다 배가되면 아버지처럼 섬기고 십 년이 위면 형처럼 섬기고 오년이 위이더라도 조금은 존경할 것이다. 배운 것을 믿고 스스로 높은 체 하거나 힘을 숭상하여 사람을 업신여겨서는 안된다.

벗을 대하되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며, 바르고 엄숙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취하고 사람과 더불어 함께 거처하되 순진한 마음으로 바른 충고를 받아 들여서 나의 결함을 다스릴 것이니 게을러서 놀기를 좋아하고 연약하고 아첨하여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사귀지 말 것이다.

마음의 착한 사람은 모름지기 친근하고 정을 나누고 마을의 착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나쁜 말과 추한 행동을 나타내지 말 것이요. 다만 범연히 대접하여 서로 왕래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전일에 서로 아는 사람이면 서로 보고 안부만 묻고 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성그고 멀게 되어 또한 원망이나 노여움에 이르지 않게 될 것이다.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하치니 내가 학문에 뜻이 있으면 반드시 나는 학문하는 선비를 구할 것이요, 학문하는 선비도 또한 나를 구할 것이니 학문한다고 이르면서 안마당에 잡객이 많아 시끄럽게 날을 보내게 되는 것은 그 즐겨함이 학문에 잊지 않을 까닭이다.

무릇 절하는 예는 미리 정할 수는 없으나 대개 아버지의 친구에게는 절해야 하고 동네 15세 이상의 연장자에게 절해야 하고, 벼슬이 당상인 어른으로 나보다 십 년 이상인 사람이면 절해야 하고, 마을 사람이 20세 이상의 연장자이면 절해야 하는데, 그 사이의 높고 낮은 곡절은 때에 따라서 들어맞게 할 것이요, 또한 이 예에 꼭 구속될 것도 아니다. 다만 항상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 가짐을 가슴속에 가지는 것이 옳으니라. 시에도 「온화하고 공손함이 덕의 기본이니라.」라고 하였느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毁謗(훼방)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돌이켜 자신을 반성하여 만약 내가 실로 훼방받을 행동이 있었다면 스스로 꾸짖고 자신을 책하여 허물을 고치기를 싫어하지 말고, 만약 내 허물이 아주 적은 것인데 더 보태고 붙여서 말하여 졌다면 그의 말이 비록 과하나 내가 실로 비방받을 실마리가 있는 것이니 전날의 허물을 뽑아 털끝만큼도 남기지 않아야 하고, 만일 내가 본시 허물이 없는데, 헛된 비방을 지어 내었다면 이는 망령된 사람에 불과하니 망령된 사람과 더불어 어찌 족히 헛된 것과 실상됨을 따질 것인가. 그러니 그의 헛된 비방은 바람이 귀를 지나는 것이나 그름이 공중을 지나는 것과 같으니 나와 무슨 관계가 있으랴.

무릇 이런 것은 훼방할 때 내게 허물이 있으면 고치고, 없은즉 더 힘쓰면 나에게 유익하지 않는 것이 없다.
만일 그것을 듣고 스스로 변명하여 시끄럽게 하면서 그냥 두지 않고 꼭 자기가 허물없는 처지에 몸을 두려워하면 그 허물이 더욱 깊어져 비방을 받게 됨이 더욱 무거워 질 것이다. 옛 사람이 혹 훼방이 없게 하는 방법을 물은즉 문중자가 말하되 「스스로 몸을 닦으니 만 같지 못한다. 」고하고 다시 청하니 말하되 「변명치 말라」고하였으니 이 말이 배우는 사람의 법이 될 만하다.

무릇 선생과 웃어른을 모시는 데에는 의리의 알기 어려운 곳을 질문하여 그 배움을 밝혀야 할 것이다.
고향의 늙은 어른을 모시는 데에는 조심성 있고 공손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하고 묻는 것이 있으면 공경히 진실로 대하며, 친구와 더불어 있을 때에는 도리로서 강구하고 연마하여 다만 글자와 의리를 말할 뿐이요, 세속의 비천한 말과 정치의 좋고 나쁜 것이나 수령의 어질고 어질지 못한 점이나 타인의 허물은 일체 입에 올리지 말 것이다.

마을 사람과 놀 때에는 비록 묻는 말에 응답하더라도 끝까지 더러운 말을 하지 말면 비록 점잖게 몸가짐을 하더라도 높은 체 하는 기색을 가지지 말 것이요, 오직 좋은 말로 가르쳐 이끌어 반드시 학문은 행하도록 이끌어 주고 나이 아래인 사람들과 있을 때에는 순순히 효, 충, 신을 일러 착한 마음이 생기도록 하게 하고 만일 이렇게 하는 것을 그치지 않으면 마을의 풍속이 점점 변해갈 것이다.

항상 온순하고 공손하면 자애스럽고, 남에게 혜택을 주고 물건을 건지어 주도록 마음을 먹을 것이요, 만일에도 사람과 물건을 침해하는 일이면 털끝만큼도 마음에 두지 못할 것이니, 무릇 사람은 자기에게 이로우려 하면 반드시 남을 침해하게 되는 까닭으로 배우는 사람은 먼저 자기에게 이로우려는 마음을 버린 후에 학문과 어진 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시골에 사는 선비는 공사에 부득이 한 까닭이 없으면, 관청에 출입하지 말 것이요, 고을의 수령이 비록 친히 알더라도 역시 자주 가보지 말 것이고, 하물며 친구가 아닐 때야 어떠하겠는가, 만약에라도 의롭지 못한 청은 일체 하지 말 것이니라.
                                              
<감사합니다.>

     율곡이이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