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노비 부리는 도리라

자식이 부모를 섬길 때 손수 밭을 갈고, 밥을 짓고, 반찬을 장만하고, 제 손으로 나무를 베어 부모 주무시는 방에 
불을 때고, 풍우를 폐하지 아니 하고, 부모의 수고를 대신하면 만고의 효자라고 하나니,
요사이는 그러한 자식이 있단 말을 듣지 못하니, 자식이 못하는 일을 노비는 하여 농사하고, 밥 짓고, 반찬 장만
하고, 멀고, 가까운 곳에 심부름하니, 아무리 나라의 명분이 그러하나 노비밖에 귀한 것이 없는 것이다.

세상 풍속이 조그마한 일에도 꾸짖고, 음식도 잘 아니 주고, 의복도 잘 아니 입히고, 대소
(大小)간의 죄가 있으면

형장(刑杖)을 과하게 하여 사경에 가깝게 해놓고 위엄있고, 행습이 엄하다고 자랑하되, 하는 일을 하늘이 괘씸히 
여겨 그런 사람의 자손이 보전치 못하고, 사환이 없으니,

옛 사람이 말하기를 이도 또한 사람의 자식이라 잘 대접하라는 말씀이 어찌 옳지 아니 하겠는가?

부디 불쌍해 하고, 꾸짖지 말고, 매 칠일이 있어도 꾸중하며, 과하게 치지 말아라.

사람의 재주는 모두 각각이니, 그 종이 못할 일은 시키지 말고, 이 종더러 저 종의 말을 하지 말고, 시가의 종을 제가 
다리고 온 종만큼 아는 사람이 적으니, 부디 같이 하고, 종을 데리고 남의 시비하는 말을 말고,

종이 온갖 말을 하거나 음란한 말을 하거든, 아는 체 하지 말고, 오랜 후에 경계하여 꾸짖되 늘 꾸중하지 말고, 늘 
나무라지 말고,
헛되이 칭찬하지 말고, 수고하는 날이거든 음식을 분간하여 주고, 어린 자식이라도 불쌍해 하고, 종이 병들거든 
부모나, 자식이나, 아우가 있는 종은 죽, 쌀을 주고, 그렇게 돌볼 식구가 없는 종은 다른 종을 시켜 병구완을 
하여 주고,
증세를 각별히 유의하여 물어서 고쳐주고, 위엄과 은혜를 아울러 행하면, 종이 자연 충노
(忠奴=충성스런 남자 종) 
충비
(忠婢=충성스런 여자 종)가 되는 것이다.

상전이 그러한데도 늘 속이고, 요사스럽고, 악하여 부리지 못하는 것은 그대로 두고 부리지 말아라.

<감사합니다.>

   우암송시열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