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꾸며(借) 받는(受) 도리라

 사람이 부하여도 가난한 사람에게 취대(取貸=꾸어 쓰고 꾸어주는 일)하는 일이 있으니,

남이 꾸어 달라고 하며, 빗을 달라고 하고, 나도 남더러 꾸어 달라고 하며, 빚을 달라고 하는
일이 있으니,

내가 남에게 꾸었거나, 빚을 썻거나 하였거든 다시 꾸어 쓸지라도, 즉시 마련하여 갚으라,

남의 것을 쓰고서 즉시 아니 갚거나 좋게 아니하면, 불사
(不似)한 일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부디 조심하려니와, 어지간하여 꾸지 아니 하여도 견딜만 하거든 꾸지를 말아라.

부질없이 꾸기와 빚내기를 즐기다가 갚을 때 공것 같고, 집이 자연 가난해 지느니라.

남이 나더러 꾸어 달라고 하거나, 빚을 달라고 하거든 없으면 못주고, 다행이 가지고 있거든
성난 표정을 말고, 좋은 듯이 주어 보내고,

재촉하지 말고, 쓰기가 아쉽거든 제 형세 보아가며 재촉하되 보기 싫게 하지 마라.

인품이 각각 달라서 잘하여 갚는 사람도 있고, 심술이 바르지 않게 하여 갚는 사람도 있으니,
만일 바르지 않게 하여 주어도 웃고, 받아 노색
(怒色) 말며,

아니 갚는 사람도 있으니, 재촉한 후 사뭇 갚지 아니하다가 또 꾸어 달라 거나 빚을 달라고 하거든,

그때는 주지 말고, 그 집 사람보고 겉으로 나타내지 말고, 잊어 버리면 그 사람은 제가 부끄러워
하는 것이라.

대개 꾸기는 하려니와 빚을 주는 일은, 부디 하지 마라, 자연히 원망이 나고 재화
(災禍)가 있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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