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중요로운 경계라

사람의 귀천빈부(貴賤貧富)는 다 정해진 분에 달렸으니, 남이 귀하여 벼슬이 높으며 집이 부요(富饒)하거든 보고 
부러워 하지 말고, 사람이 백사에 좋은 줄 알면 마음이 자연히 평안할 것이다.

추워도 나만큼 못입은 사람을 생각하고, 배고파도 나만큼 못먹는 사람을 생각하면 자연히 부족한 근심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대체로 교만하지 아니함이 큰 덕이니, 미천한 사람을 보아도 업신 여기지 말고, 추워하고 굶는 사람을 보아도 업신여기지 말고, 불쌍하게 여기고, 남의 것을 나무라지 말고, 내 것을 자랑하지 말면,자연히 시비가 없게 되느니라.

사람이 너무 소활
(疎闊=성질이 짜이지 못하고 거치름)하게 할 일은 아니로되, 남이 절박하여 구하는 일이 있거든, 그 사람 말을 들어보아 노친을 위하거나 제사를 차리거나 질병을 구완하거나, 빈 객을 위하거나, 가장 마지 못할 일이거든 힘 있는 대로 돌보아 주되, 내가 쓸 데가 있어도 쓰지 않고, 주는 것은 과한 짓이니, 온갖 일을 득중(得中=중용을 얻어 행동함)케 하여라.

남에게는 속을 지언정 남을 속이지는 마라.

남이 나를 꾸짖어도 내일이 그르면, 저 사람이 꾸짖음이 옳고, 내일이 옳으면, 저 사람이 그르니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들은둥 만둥 하고 도리어 꾸짖지 마라.

시부모와 남편이 혹 잘못 아시고, 꾸중 하시거든 잔말하여 어지럽게 아니라고 변명말고, 잠잠하게 있다가 오래된 뒤에 조용히 그렇지 않은 까닭을 말하거나, 끝끝내 말씀 안들여도 아실 날이 자연히 있으니, 부디 그 당장에서 불사
(不似)이 발명말고,

내가 그릇 한 일이 있거든 즉시 말씀드리고, 미처 말씀드리지 못하여 모르시거든 꾸미지 말고 옳은 말씀드려라. 

매사를 이와 같이 하면 자연히 그른 일이 적을 것이라.

말을 많이 하면 부질없는 말이 자연히 나오게 되고, 남이 실없게 여기에 되니 부디부디 말을 적게 하여라.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칠거지악에 들었으니, 경계하여라.

사랑
(바깥 주인이 거처하는 방)에 손이 오면 혹시 엿보지 마라. 엿보는 것은 그런 불관한 행실이 없으니, 부디 마음 먹지도 마라. 그만치 해괴(駭怪)한 행실이 없는 것이니라.

분명한 얼굴 모습뿐만 아니라, 의복도 밖의 사람이 보이게 하지 말고, 어두운 후에는 등불을 켜고, 종을 데리고, 다니되 등불이 없거나 종이 없거나 하거든,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문밖에 나서지 마라.

옛 부인은 화재를 당하여도, 부모와 시비
(侍婢)가 없어서 그로 인하여 불에 타 죽어서 열녀전에 올랐으니. 어두운 후는 출입말고,

사,오촌이라도 십 세후는 한자리에 가까이 말고, 쌍륙
(雙六=말을 움직여 노는 노름)치고 책을 보되, 
몸가짐을 중하게 하여라.

부디 그때그때 빠짐없이 상심
(詳審=자세히 살피고)하고, 남매간이라도 잡되게 회해(회諧=웃음 소리)말아라.

친가에나 시가에나 혹 미진한 일이 있어도, 말하지 말아라.

내 사친
(私親)보고 시집 겨레의 말을 하지 말고, 서사(書辭=편지)에도 쓰지 마라. 부인은 시가가 으뜸이요, 친가는 시가만 못하니, 그런 줄 알면 다하지 못한 일이 있어도 알까 두려워할 것이니, 어찌 친가 겨레에게 듣게 하겠는가.

아름다운 일은 자세히 널리 전하여 배우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니라. 시부모와 남편이 전갈
(傳喝=말을 전하는일)하는 데 끼어 앉아 전갈 말고, 하고 싶거든 일어나 다른데 가서 전갈 하고, 한데 같은 곳에서 하지 말아라.

겨레의 종이 와서 전갈할 때도 그렇게 하여라. 종이 그른 일이 있어 때리고 싶더라도 시부모 앞에서 때리지 말고 

아무리 사랑하는 종이라도 제 손으로 때리지 말고, 남편에게 말씀드려 다른 종을 시켜서 때리게 하여라.

병이 들어 음식이나 약을 안먹으면, 시부모와 남편이 깊이 근심할 것이니, 억지로라도 먹고, 병이 날까 싶거든 

미리 말씀드려서 고치게 하고, 참고 숨기다가 병이 중한 후 근심되게 하면 대단한 불효요, 불행한 일이니, 미리 고치게 하여라.

머리 빗고 세수하고 몸 씻기를, 시부모 병환 계실 때 밖에는 폐하지 말고, 의복에 때가 있거나 하면 不似하니, 아무리 추운 때라도 빨래하기를 폐하지 마라.

의복 거는 횃대에, 남편 옷을 건 데다가 같이 걸지 마라. 한데 건 것이 생각에 심히 不似한 것이니라.

여자 혼인할 때 저 집의 가행을 알아 보아서, 부디 아름다운 데를 가려서 빈부는 보지 마려니와, 인간대사라 신랑 신부를 자세히 알아서 하되 남편에게 맡기고, 자세히 모르면 아는 체 말고, 약간의 소견을 말하되, 판단을 내리지 마라.

며느리가 나만큼 못한데서 얻으면, 며느리가 들어와서 조심하고, 딸자식은 내 집보다 낳은 데로 보내면, 딸이 조심 하느니라.

사람이 대개 충후인자
(忠厚仁慈=온후 충실하고 어진 것)할밖에 없고, 큰 일을 당하여서는 처단 할적에 칼로 베인 듯이, 엄정하게 하여 남이 권하는 말을 듣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여 하여라.

사람이 구차하지 아니함이 좋으니, 구차한 일을 하지 마라.

옛 사람은 큰 일을 당하여도 구차하지 아니하였는데, 하물며 적은 일을 당하여 구차하게 하겠는가?

부질없이 구하는 일이 구차하며, 불쾌한 음식을 먹는 것도 구차함이요, 이밖에 남에게 끌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도 구차한 일이니,부디 씩씩하기를 위주로 하여라.

부인출입이 중대하니 아니 하여도 될 일이거든 출입말고, 본가부모 생신이나, 대사를 지내거나 하거든 다니고, 쓸 데 없는 출입은 하지 말아라.

친구나 일가 집에서 혼인을 지내거나, 상사
(喪事)가 나거나 하여 마지 못하여 가야되거든 가되 깊숙히 안쪽으로 앉고 밖을 내다보지 마라. 대사 때 내외(남녀)분별하기가 어려우니 부디 삼가여라.

사람의 단처
(短處)와 허물이 성품을 참지 못하는 데에 있으니, 어느 사람인들 성품과 심술이 없을까마는, 오로지 참고 마음 가지기에 있으니, 대소사에 성품을 지나치게 내서 말도 삼가지 못하고, 선후의 차례를 차리지 못하고, 일가친척에게도 不仁한 일을 하면 좋지 아니한 일이 많으니, 성품을 지나치게 내서 형벌도 지나치게 하며, 성품을 참지 못하여 겉으로 내 부리면 점점 늘어서 노기(怒氣)에 취하여 시끄럽게 떠들며, 온갖 광언망설(狂言妄說)=미친 듯 망령된 말)을 
하는 이가 많으니, 그런 부끄러운 거조
(擧措=행동거지)가 없는 것이니라.

성품이 그친 후에는 술 먹고 취하였다가 깬 것 같으니, 술이라 하는 것은 사람을 미혹(
迷惑=마음이 어둡고 흐림)하게 하는 것이다.
 
성품을 참지 못한 때는 이와 같으니 부디 경계하여라.

덕을 힘써 그른 일은 그치고, 혹 그릇 알고 옳은 일은 행하여라. 남편이 어떤 일에 혹 잘못 알고 분두
(忿頭=분한김)에 지나치게 말할지라도, 맞서 성품을 내어 대답을 불순하게 말고 마음을 낮추고 성이 날지라도 깊이 참고 있다가 옳은 일이나 그른 일이나 바른대로 조용히 대답하고 부디 성품을 참고 덕을 닦아서, 뉘우치고 부끄러움이 없게 하여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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